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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세징야, 그 코리언드림 - 한국 귀화

대동사목 2021. 10. 5. 18:43

사실 K리그 팬이라고 말할 정도로 축구를 즐기지는 않는다. 

 

전형적인 라이트팬이라고 볼 수 있으려나... 아니면 거기에도 미치지 못하려나 싶은데 스포츠계의 귀화, 협회, 리그 운영 등 행정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대구FC의 에이스인 세징야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세징야는 대구FC가 시민구단임에도 K리그에서 탄탄한 팀으로 자리잡게 한 원동력이자 팀 에이스 중 하나이다. 탁월한 스탯으로 중국리그를 비롯한 여러 곳의 러브콜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K리그 시민구단 에이스로 남아있는 그는 말 그대로 '대구FC팬이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선수이다. 

 

그런 세징야가 반복해서 한국 귀화를 희망한다는 말하고 있다. 

 

https://star.mt.co.kr/stview.php?no=2021091822001070896 

 

[현장목소리] 세징야, "한국 귀화 언제 해줄 수 있는가, 난 준비됐다"- 스타뉴스

[스포탈코리아=대구] 세징야가 한국 귀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본인은 이미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대구FC는 18일 오후 7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0라운드에서 울

star.mt.co.kr

한국도 이제는 외국 스포츠 선수를 포용할만한, 그들이 자신의 조국으로 선택할만한 나라가 되어서, 여러 귀화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대비하여 무더기로 귀화시켰던 19명의 선수들 중 올림픽이 끝나자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걸 보면, 여전히 외국인 스포츠 선수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의 매력은 애매한 모양이다.  

 

여러 종목에서 귀화선수들이 활약을 했지만, 그리고 축구의 경우 신의손 선수가 귀화선수라는 개념을 거의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했고, 그 후로도 긴 시간 프로리그에서 자신의 몫을 했지만, 신기하게도 축구는 아직 '특별귀화'선수가 없다. 

 

대한체육회에서는 특별한 업적이 없어서 특별귀화를 고려할 수 없다고 했다는데.. 음... K리그에서 경기당 0.681 확률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올해 공격포인트 100개를 달성한 그는 특별한 업적이 없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가 없다. 

 

역시 한국에서 '특별'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국내리그 중 최상위 성적을 내도 특별하지 않으니 말이다. 

 

https://www.chosun.com/sports/sports_photo/2021/03/14/TMBXS2LT4RDKHD4CIBEWHMITKU/

 

‘스탯괴물’세징야, K리그 공격포인트 100개 돌파…통산 28번째

스탯괴물세징야, K리그 공격포인트 100개 돌파통산 28번째

www.chosun.com

 

재밌는 비교를 하나 해보자면, 아시아권에서도 처참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한국 남자농구 센터진을 보강하기 위해, 국내 스탯 빼고는 특별한 업적이 없는 라건아 선수도 특별귀화 절차를 거쳐 한국인이 되었다. 여전히 한국말도 못하고, 이제는 나이도 전성기를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국가대표팀 대들보이고, KBL리그를 실력으로 호령한다.

 

그럼 세징야는?

 

한국축구 대표팀은 남자농구 대표팀 보다는 사정이 좀 낫긴 하다. 손흥민이라는 월드클래스 선수도 있고, 적어도 농구보다는 아시아권에서 특정팀에서 무조건 진다라는 이미지도 없다.  (아 이 정도면 보수적으로 쓴 거고, 한국은 지난 월드컵에서 세계랭킹 1위 독일팀을 2:0으로 꺾은바 있다.)

 

뭐 여기까지는 사실이니까.. 인정할 수 밖에 없는데, 결국 라건아는 되는데 세징야가 안되는 이유는 단 하나, 국가대표팀 사정이 급하지 않아서, 그가 절실히 필요하지 않으니까... 이다. 

 

 

그래도 K리그에서 벌써 5년째 뛰고 있고, 아내도 한국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하니, 일반귀화 시험 응시 요건은 갖췄다. 

 

36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언제 에이징커브를 맞닥뜨려도 이상하지 않는 그의 커리어에서 한국인으로서 활약할 수 있도록 시험운이 따라서 꼭 한 번에 통과하기를 기원한다. 

 

https://sports.news.nate.com/view/20210919n10631

 

日도 세징야 귀화에 촉각, "실현되면 손흥민과 강력 투톱" | 네이트 스포츠

축구>최신뉴스 뉴스: [스포탈코리아] 대한민국 귀화 의사를 밝힌 세징야(32, 대구FC)의 발언을 일본도 관심 있게 바라봤다. 19일 일본 ‘도쿄스포츠’는 본지가 18일에 보도한 세징야의 귀화 관련

sports.news.nate.com

 

그런데.. 갑자기 옳고 그름에 대한 의문이 든다. 

 

외국인 선수 역량이 국가대표팀에서 필요하면 귀화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특별함을 부정하고 일반귀화로만 받으들이는 게 맞는건가?

 

일면 타당해보이지만, 좀 더 넓은 기준으로 능력있는 외국인을 받아들일수는 없나?

 

극노령화 사회, 극 저출산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능력있고, 신분 확실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이라서, 꼭 국가대표가 아니더라도 한국 안에서 자기 몫을 할 수 있다면 한국 국적을 주는 것이 그렇게 부당한가?

 

프러시아를 중흥시킨 프리드리히 대제는 당시 프러시아 약점인 인구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이민을 정책적으로 장려하면서 그들의 어떤 것도 문제삼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슬람인을 대거 받아들이는데 필요하다면 모스크도 지어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하니... )

 

내수경제는 한계에 부딪히고, 주요 1차산업 노동력은 이미 외국인이 맡고 있는데도 여전히 한국인이 되려면 외국인은 한국어에 능통하여 객관식 시험을 잘 풀어야 한다. 물론 기본적인 검증은 필요하고, 다양한 외국인 비자를 관대하고 발급하는 한국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그 능력을 높이 사서 기꺼이 통역을 제공하는 외국인에게조차 같은 한국어 시험을 요구하는 것은 뭔가 아쉽다. 

 

뭐 형평성, 공정성 다 좋지... 하지만 그래도 난 능력있는 외국인이 한국에도 많아져서 사회에 기여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 기업이 잘 나갔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한국경제/사회 상황이 너무 급하거든.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19/2007101901243.html

 

[Why] 무슨 시험을 보길래 그들은…

Why 무슨 시험을 보길래 그들은 귀화 신청자들, 애국가 가사 적기·속담 맞추기너무 어려워요 시험 접수 후 응시까지 2년 가까이 기다려야 같은 일을 해도 중국에서 20만원 받으면 한국에선 100만

www.chosun.com

 

결론은 내가 속물일지는 몰라도 솔직히 한국어 능숙하지 못해도 능력 있고, 신원 확실하면 폭 넓게 귀화시켰으면 좋겠다.  

 

한국의 고임금 일자리를 잡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한 외국인의 정성과 실력도 귀화로 이어져야 하지만, 한국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다소 한국어가 떨어져도 그 경쟁력도 귀화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수출 아니면 살길이 없는, 한국은 정말 그런 외국인이 급하지 않나? 다양한 외국인 필요한 한국 현실은 남자축구대표팀보다는 남자농구대표팀에 가까움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