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개발과 관련 무력 도발이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북한 도발 시에 전쟁 억지력은 가지고 있는 건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있을 때, 이에 대한 대응능력은 있는지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그럼 '정말 우리나라 충분히 쎈가?' 라는 의문에 불완전하게나마 답을 줄만한 자료가 기사화되어 눈길이 갔다.
https://www.news1.kr/articles/?4447800
대한민국 국방력이 전세계 6등이란다. 국내에서 평가한 것도 아니고, 나름 매년 발표하는 국제적 자료인데.. 국뽕이라 부를만한 건은 아닌, 객관적인 자료인 것은 맞다. 물론 국민이 죽어도 상관없는 장기말이 아니기에 전쟁이 개시되는 순간 수도권(사실한 대한민국의 70% 이상)이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는 우리 현실에서 의미가 없다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실제로 전쟁이 나면 이길 수 있는, 최소한 쉽게 지지 않는 능력도 갖지 못하면서 떠드는 것 보다야 훨씬 낫지.
그런데 비극적인 것이 우리보다 상위 다섯 나라 중 네 나라가 사실상 인접국이다.
상상해보자. 반에서 꼴찌하는 신세였다가, 1등이 불쌍히 여겨 도와주는 덕에 겨우겨우 꼴찌는 면하는 수준이었고... 피나는 노력을 해서 반에서 전교 6등까지 성적을 올렸는데!!!!! 전교 1등, 2등, 3등, 5등이 모두 우리 반이라서 결국 반에서 5등이라면?!
더 억울한 가정을 해볼까? 그런데 대입에 필요한 내신은 반 별로 산출이 되기 때문에 전교 138명 중 6 등인 건 의미가 없고, 10명인 우리 반에서 5등 밖에 안된다는...
이 정도면 학생입장에서는 반 편성이 망했다는 팔자타령이 나올만한데,
지금 한국 처지가 그렇다. 글로벌 군사력에서 당당히 6위를 차지했고, 그 가파른 상승은 놀라울 수준이지만, 우리는 엄연히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과 인접국이다.
(*미국은 태평양 건너에 있지만, 그들의 동북아에서의 활동은 인접국이나 다를 바 없다.)
한숨이 나오지만, 이는 받아들여야할 냉엄한 현실이고, 아무리 애를 써도 상위 국가와의 격차를 줄이기도 사실 어렵다.
그럼 우리는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건가?
사실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면 거대한 국방 강국의 인접국은 모두 꼬리를 내리거나 자주국방을 포기해야 할 거니까.. 이런 관점에서 (가상) 적국에게 '쉽게 지지 않는다'라는 인상을 주는 게 중요하다. 즉, '건드리면 너도 피해가 클 걸. 그러니 포기해'라는 작전으로도 전쟁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가 스위스를 침공하지 못했던 이유도 비슷했고, 십자군 전쟁에서도 예루살렘을 지키던 발리앙이 도시 전체가 포위당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라딘에게 '도시 전체를 파괴해버리겠다'라는 실로 당당한 협박을 함으로써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이끌어낸 바 있다.
현실에서도 대만은 무력시위 강도를 높여가는 중국에 대해 '공격할 경우 너희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라고 당당히 맞서고 있고, 중국 영토 코 앞인 진먼섬에서 요새를 구축한 대만의 공언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마 완전 점령까지 중국도 엄청난 각오를 해야 하겠지.
그리고 영토가 워낙 좁아 사실상 자주국방이 어려운 싱가포르는 외국이 침공해올 경우, 자국을 방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침공한 국가를 공격하는 계획이 실행되는데, 싱가포르 현실상 이런 계획이 훨씬 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쉽지만 인구 5천만에 핵확산금지조약에 동참하고 있는 한국은 아무리 국방비를 쏟아부어도 주변국을 압도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실에 맞춰서 전략을 짜 보면, 공격할 경우 오랫동안 버티고,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인상만 줘도 완벽하지 않지만, 전쟁 억지는 가능할 것이다.
한반도 현실에서.. 완벽한 전쟁 억지는 사실 불가능하겠지. 이건 뭐 지금까지의 한반도 역사가 증명하는 것과 다름 없으니...
그런 면에서 최근 정부에서 SBLM이나 경항모, 차세대 전투기 개발 등에 열을 올리는 것도 잘 이해가 되고, 박수를 쳐줄만하다. 북한에 대한 전쟁억지력이 최우선이지만,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냉정한 국제현실에서 만일에 만일을 대비해야 하는 국방력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아마도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ps. 일본은 참 여기서도 우리 바로 눈앞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뭔가 눈엣가시 같은 느낌.... 기분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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