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세상 모든 일은 양면적이다.
전 직장에서 동기에게 들었던 재미있는 이야기, 공군에서 복무할 때, 비행기 엔진에 새떼가 빨려 들어가면 전 부대에 비상이 걸리고, 모든 사병이 달라붙어서 한참을 엔진 부위를 정비하고 청소해야 했다는 고생담.. 젊었을 때 술자리에서 들었기에 약간은 과장이 섞였겠거니 생각은 했지만, 그 후에도 전투기 엔진에 새가 충돌하는 것이 골치 아프면서도 위험한 사고라는 이야기를 방송에서 들은 것 같다.
KF16 전투기, 가마우지와 충돌 ‘버드스트라이크’ 카메라 첫 포착 (msn.com)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난 사고 가능성으로 인해 위험해지는 조종사의 안전과, 기체 파손 가능성 등을 떠올렸었고, 엄청나게 긴 시간 고생해서 전투기 조종사가 된 누군가가 천문학적인 가격의 첨단기술 결정체인 전투기를 운전하는데, 새 몇 마리 때문에 추락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적은 천재지변 가능성까지 모두 차단할 수는 없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약간 허무함을 느꼈었다.
그런데 이 기사는 신선한 시각을 보여주었다. 내 기준으로... 버드스트라이크 가능성을 포착하여, 공항 건설을 반대한다... '천재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조종사가 위험하다! 이게 아니라, 거봐 공항 위치가 잘못되었잖아!!!라고 주장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주장이었지만 잠시 후 이해는 됐다. 저 사진을 찍기 위해 엄청 고생을 했을 텐데... 민물 가마우지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저런 사진을 찍기 어려웠겠거니 하는 이해가 뒤따랐고, 기사에서도 친절히 그 부분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환경단체와 공항 건설 반대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포착해낸 듯한데, 사진 자체는 정말 연출한 한 장면처럼 버드스트라이크의 예시처럼 찍혔다. 사진을 전혀 모르지만 저 정도의 선명함이라면 프로 솜씨긴 한 모양이다.
역시 세상사 같은 사건이라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다르다. 엄청난 위험성을 누구나 인정하기에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또다시 견해가 다르고, 찬반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인데... 공군 출신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에 따르면 버드스트라이크 자체가 그렇게까지 보기 어려운 일은 아닌 듯하다. 아마도 사고가 나도 조치가 가능하기에 전체적으로 집계가 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지.
역시나 경향신문 기사에 비해 중앙일보 기사는 건조하고, 시민단체에 덜 친절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3292#home
오히려 입장 전달은 잘해주고 있는데, 시민단체 입장에서는 중앙일보에까지도 기사화가 되었으니 크게 한 건 한 셈이다.
언젠가 저 사진을 보여주면서, 누군가에게 느낌이나 의견을 물으면 참 흥미롭게 분화될 듯하다. 재미있는 피드백 소재로서 잘 기억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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